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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cable 2023으로 알아보는 케이블 기술의 오늘

1984년 처음 열린 ‘Jicable Conference’는 글로벌 전력 케이블 기업들이 4년마다 한자리에 모여 기술 동향과 정보를 교류하는 국제 포럼이다. 지난 6월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Jicable 2023에는 전 세계 49개국의 전문가 1000여 명이 모였다. 해저개발팀 김경수 차장이 현장의 생생한 분위기와 함께 우리회사의 기술 경쟁력과 연구개발(R&D) 위상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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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퍼런스의 시작을 알린 벨기에 인공 섬 프로젝트

오프닝 세션은 벨기에 엘리아(Elia) 그룹이 건설하는 세계 최초의 에너지 인공 섬 ‘Princess Elisabeth’가 열었다. 벨기에에서 약 45km 떨어진 곳에 건설될 예정인 이 섬은 축구장 12개 크기와 맞먹는 약 5헥타르(ha)의 웅장한 규모를 자랑한다. 발전용량만 3.5GW에 달하는 프린세스 엘리자베스 해상풍력단지와 육상을 연결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2026년 기초 공사를 마친 후 2030년까지 모든 건립 프로젝트를 완료할 계획이다. 향후 목표는 덴마크(TritonLink)-영국(Nautilus)의 국가간 연계를 잡았다. 벨기에 육상까지는 DC 525kV 바이폴(bipole)로 연결한다. 이 장비 외에 DC 525kV GIS, 멀티터미널(Multi-terminal) HVDC, AC/DC 변환 설비 등을 투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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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과 경쟁사의 주목을 받은 우리회사의 기술력

컨퍼런스는 Δ 케이블 전력망에서의 초전도 케이블 설계 및 장점 Δ HVAC 및 HVDC 절연 재료 Δ MV 시스템에서의 진단 모니터링 Δ MVDC grid 모델 및 시스템 구성 등 총 4개의 세션으로 나눠 진행됐다. 논문은 구두 241편, 포스터(Poster) 68편 등 총 309편이 발표됐다. 업체별로 프리즈미안(Prysmian)이 23편, 넥상스(Nexans)가 16편, NKT가 14편을 내놓았다.

우리회사는 구두 5건, 포스터 1건 등 총 6건의 기술 개발 사례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우수한 기술력과 사업 성과를 주요 고객와 경쟁사에 공유했다. 발표 현장에서 우리회사 제품과 기술력에 대한 고객과 경쟁사의 높은 관심을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이들은 특히 AC 66kV 내부 전력망(Inter-array) 상용화 케이블로 TB722 규격에 따라 Regime A, B, C의 가속 수트리(Water Tree) 시험을 세계 최초로 완료한 점에 주목했다. 우리회사가 세계 풍력 케이블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발표였다.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HVDC 케이블 시장

전 세계 기업들의 집중 조명을 받은 HVDC 케이블 시스템은 두 가지 관점에서 시장의 유의미한 움직임을 확인했다.

첫째는 점점 높아지는 진입장벽이다. 선진 개발사는 HVDC 제품 포트폴리오를 조기에 선점한 후 TOV(Temporary overvoltage)를 비롯한 실제 송전선로에서 요구되는 제품의 성능을 빠르게 향상시켰다. 도체, 공정, 운전 온도, 송전 용량을 최적화해 설계하는 기술력도 배양했다. 이를 통해 후발 주자가 좀처럼 따라잡기 어려운 차별화 단계까지 진입했다.

둘째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후발 주자 경쟁이다. 후발 주자들이 HVDC 제품 개발 대열에 하나 둘 진입하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제품 개발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면 자연스럽게 진입장벽이 형성됐다. 하지만 이제는 제품·기술 차별화와 경쟁력 강화를 끊임없이 추진해야 후발 주자의 추격을 막을 수 있다.

우리회사는 2022년 DC 525kV PQ테스트를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통과했다. 이를 토대로 송전 용량을 증대하는 차기 제품 개발 프로젝트를 활발하게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더욱 치열해지는 시장에서 지속 성장이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관련 기술 개발에 한층 매진해야 한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주요 경쟁사인 넥상스는 이미 90℃급 DC400kV PP케이블 Type 테스트를 완료했다. 최근에는 DC XPLE 525kV 80℃급 PQ 테스트(EBG 포함)를 마치며 525kV급 TOV를 수행했음을 공표했다. 프리즈미안은 CAPEX 측면에서 장점을 가져갈 수 있는 AC AL4000㎟ 케이블 시스템의 Type 테스트를 완료했다.

후발 주자인 중국 업체들의 성장도 확인했다. 닝보 오리엔트(Ningbo Orient)는 HVDC 525 kV 70℃급 XLPE 케이블 시스템의 PQ 테스트를 올해 3분기 완료할 예정이다. 중국 1위 해저케이블 제조업체인 ZTT그룹은 DC 400kV 케이블 시스템의 PQ 테스트를 작년 3월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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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개 케이블 제조사, 신제품 선보이다

전시에는 프리즈미안, NKT, 닝보 오리엔트, 형통(Hengtong) 그룹 등 글로벌 케이블 기업 37곳이 참여했다. 시험평가기관인 키넥트릭스(Kinectrics), 진단/모니터링 장비사, 고전압 시험설비 업체들도 모습을 나타냈다.

프리즈미안은 아라미드 아머(Aramid Armor)로 구성된 Δ 대수심용 HVDC 2.5km XLPE Δ 3km급 MI 케이블 Δ 1km급 AC 케이블 Δ DC 525 P-laser 지중 케이블 Δ 66kV EPR 다이나믹 케이블 등을 전시장에 내놓았다. NKT는 Δ 피로(Fatigue)에 강한 구리 골형(Cu corrugated)의 주름관(Sheath) 구조 Δ 이중 아머 구조로 구성된 AC 145kV급 Dry type 다이내믹 케이블 등을 전시했다.

다양한 기업 및 기관과의 협업이 돌파구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글로벌 케이블 시장 동향과 경쟁사의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우리회사도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케이블 제조 기술, 절연 재료, 전력 전달 효율 향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R&D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도 느꼈다. HVDC와 해상풍력발전은 다양한 기업·기관과 협업하고 파트너십을 강화한다면 보다 빠르게 신기술을 개발해 시장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주요 경쟁사처럼 공동 연구 논문 성과를 수시로 외부에 발표할 필요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