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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LCC형 DC 500kV 해저케이블 개발

전세계 에너지원이 태양광, 해상풍력 중심의 신재생 에너지로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대용량 송전을 위한 HVDC 케이블의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우리회사는 국책과제인 을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프로젝트의 주역들을 만나 개발 의의와 과정에 담긴 이야기를 들었다.

HVDC연구그룹 손시호 팀장, 남진호 수석, 정의환 선임 연구원

남진호 수석연구원, 손시호 팀장, 정의환 선임연구원
바다를 건너 세계로, 세계적인 수준의 HVDC 기술 확보

국가간 또는 대륙간 전력계통을 연결할 때 활용되는 HVDC 케이블은 대용량의 전기를 장거리로 보낼 수 있어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 특히 유리한 기술이다. AC 케이블이 100년 넘도록 국제 표준 송전방식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최근에는 기술의 발전으로 교류와 직류 간 변환이 용이해지면서 장거리 손실이 적은 HVDC 케이블이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회사는 국내에서 처음 HVDC 케이블을 개발한 이래 2018년 320kV급 XLPE 절연 케이블의 장기신뢰성 품질테스트(PQ; Pre-Qualification)에 성공했고, 최근 500kV급 케이블 시스템의 공인인증 테스트(Type Test)까지 완료하면서 HVDC 기술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회사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손시호 팀장은 우리회사가 HVDC 케이블의 장래성에 주목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해외에서는 국가간 전력망 연계를 통해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확보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주파수가 동일해야 연계가 가능한 교류 전원보다 직류 전원이 더욱 유리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중-일-러를 잇는 국가간 송전 프로젝트에 HVDC 케이블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해상 풍력단지가 늘어나면서 장거리 해저 송전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 직류 시스템 수요가 날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정의환 선임연구원, 손시호 팀장, 남진호 수석연구원
실패 끝에 찾아오는 성공

HVDC연구그룹은 차세대 성장동력인 HVDC 기술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R&D 인력을 재편해 구성한 조직이다. 설계, 평가, 제조 등 사내 각 부서에 분산되어 있던 HVDC 관련 전문 인력을 모아 2020년 말 신설됐다. 국책과제로 개발한 LCC형 500kV 케이블 시스템은 HVDC연구그룹이 만들어 낸 중요한 성과다. LCC(Line Commutated Converter)는 교류 전원을 직류 전원으로 변환할때 트랜지스터 대신 반도체 소자를 사용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기술적 성과를 인정받아 최근 우수 국책과제로도 선정됐다.

“2013년까지 국책과제로 250kV급 HVDC 케이블을 개발하면서 기반 기술을 확보했어요. 이후 시장에서 요구하는 500kV급 케이블과 접속함을 개발하는 것에 역량을 집중했습니다. ‘LCC형 DC 500kV XLPE 해저케이블 시스템 개발’은 후속 국책과제였는데, 한전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2017년 5월, 과제를 시작했습니다. 전체 예산 규모가 약 160억 원에 이르는 대형 과제였어요.”

우리회사는 500kV급 HVDC XLPE 해저케이블과 접속함을 개발하고, 공인인증 성적서를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 역량을 한데 모았다. 과정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기반기술연구소에서 개발한 절연 재료 반제품을 협력사에 전달해 최종 컴파운드로 제조하는 과정은 복잡하고 지난한 일이었다. 접속함을 개발하는 일은 더욱 복잡했다. 연구소에서 직접 원재료를 구하고, 완제품을 제조한 뒤 평가를 진행하면서 여러 차례 실패를 겪었다. 남진호 수석연구원은 김정년 에너지시스템연구소장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과제를 끝마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노력이 결실을 맺었어요. 곧이어 우수 국책과제로 선정되었다는 소식까지 듣게 되었습니다. 우수 국책과제에 선정되면 또 다른 국책과제의 입찰에서 평가 가점을 얻게 돼요.”

함께 연구를 진행한 정의환 선임은 개발 성공으로 케이블과 접속함의 여러 선진기술을 취득할 수 있었고, 여기에서 파생된 제품과 기술발전이 앞으로 우리회사 HVDC 제품 기술의 근간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남진호 수석연구원, 손시호 팀장, 정의환 선임연구원

“대외적으로 우리회사의 연구개발 능력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우수성을 홍보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또 우리와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한 중소기업은 기술료 30% 감면 혜택이 있어 상생의 효과를 꾀할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개발한 케이블은 곧바로 한전의 EP프로젝트에 적용될 예정이다. 동해안의 발전 전력을 수도권으로 송전하는 이 사업에서 우리가 개발한 케이블 시스템이 지중 구간에 포설된다. 추후에는 서해안 풍력 에너지 사업이나 기타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서 대단위 전력을 이송하는 경우에 적용할 전망이다.

HVDC연구그룹은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최근 또 다른 HVDC 케이블 시스템의 개발에 착수했다. 2024년 말까지 공인인증 테스트와 품질테스트를 마치고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어려운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남진호 수석은 꾸준함이야말로 실패를 성공으로 바꾸는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세상의 어떤 재주도 꾸준함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갑자기 발견된 것 같은 기술도 그 근간에는 엄청난 노력과 고민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뉴턴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깨달았다고 하지만 그동안 얼마나 많은 고민과 노력의 시간이 있었을까요? 그 꾸준함을 유지하면서 지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