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RL 복사 카카오톡 인쇄

신 짜오(Xin chào, 안녕)! 베트남 법인 LSCV

지난 2006년 베트남 호찌민시에 설립된  LSCV는 LS-VINA에 이은 제2생산법인으로, 중저압 전력 케이블과 통신 케이블 등을 생산하며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이루고 있다. 우리회사가 베트남 전력 케이블 시장 점유율 1위를 굳건히 지키는 데 힘을 보태고 있는 LSCV, 그곳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전선인들의 일상을 들여다보았다.

LSCV 지원담당 조민희 과장

전력에 통신을 더하다

베트남의 지형은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는 형태다. 그러다 보니 북쪽 끝자락에 위치한 LS-VINA만으로는 남부 지역의 수요나 납기를 맞추기 힘든 측면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남쪽 끝에 위치한 호찌민시를 제2생산거점으로 삼아 LSCV를 건립했다. 설립 초기에는 열악한 교통 인프라 때문에 출퇴근 시간이 5시간 이상 걸려 대부분의 주재원들이 공장에서 숙식을 할 정도로 고생했지만, 덕분에 빠른 안정화를 이뤘다.

“LS-VINA가 저압선, 중압선, 초고압선 등 전력 케이블과 전선 소재 생산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LSCV에서는 배전, UTP, 광케이블, 버스덕트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요. 특히 통신사업을 주력으로 UTP와 광케이블에 가장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LSCV가 생산하는 UTP 케이블의 월 생산량은 지구 한 바퀴를 두르고도 남을 정도입니다.”

현재 베트남은 코로나19 확산을 잘 관리하고 있는 국가들 중 하나다. 지난 4월과 5월에는 마트를 제외한 모든 시설이 문을 닫아야 한다는 정부의 방침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기도 했지만, 지금은 다시 정상화되어 모든 직원들이 업무에 복귀했다.

“LSCV가 주력하고 있는 UTP 케이블은 주로 미국 지역에 수출이 됩니다. 베트남이 안정되었다고 해도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하다 보니, 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작년 대비 매출 규모가 많이 줄어든 것도 사실입니다. 해외 출장이 쉽지 않으니 고객과 대면할 수 있는 기회도 적고요. 하지만 꾸준히 고객과 컨택하며 고객 확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에요.”

설립 초기 LSCV의 역할은 제품을 생산해 해외로 수출하는 단순 생산 기지였다. 그러나 이제는 현지 내수 시장의 성장을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공급함과 동시에 동남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전초 기지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 중이다.

“풍부한 인력과 낮은 임금을 기반으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베트남에 진출하면서 대용량 전력을 전송할 수 있는 제품의 수요가 증가했어요. 도심 내 전선을 땅에 묻는 지중화 사업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죠. 베트남은 빠르게 산업화되고 있지만 그에 비해 여전히 전기 보급률은 낮은 편이에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내수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긴 하지만, LSCV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LSCV는 베트남 인근 국가들의 산업화에 따른 수요에 대비해 지속적인 생산 설비 확대와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통신사업군 제품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어 그 역할은 점점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2018 야유회 플래시 몹
2018 야유회 플래시 몹

우리는 한 식구

조민희 과장이 느낀 베트남의 첫인상은 ‘역동적인 나라’였다고 한다. 특히 넓은 도로를 꽉 채운 오토바이들의 질주와 굉음이 신선한 충격을 줬다. 실제로 베트남의 호찌민시는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10대 도시 순위에 꾸준히 오르고 있다. LSCV에서 일하는 임직원들의 모습도 역동적인 도시와 닮았을까?

“LSCV로 발령받아 현채인들과 함께한 첫 회식 자리가 송년회였어요. 베트남은 한국과 다르게 음력 설이 있는 2월을 한 해의 시작으로 여기기 때문에, 보통 1월에 송년회를 해요. 함께한 기간이 얼마 되지 않아 어색하기도 했고, 현채인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눠야 할지 많이 고민을 했죠. 그런 제 마음을 알았는지, 한 분씩 먼저 다가와 서툰 한국어로 인사를 건네주더라고요. 그때 이곳에서의 생활을 잘 해나갈 수 있겠다는 안도감이 들었어요. 사려 깊은 모습은 업무를 수행할 때도 변함이 없었습니다. 개개인의 기술 역량을 키우는 데 노력하는 한편, 숙련이 필요한 동료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고 LSCV의 저력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현채인 팀장교육
현채인 팀장교육

LSCV가 설립된 지도 올해로 15년에 접어들었다. 장기간 근무한 현채인들이 늘수록 임직원 모두가 ‘한 식구’라는 의식도 강해졌다.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만큼 다양한 사업부가 운영되고 있는데, 사업부 간 서로 다른 문화가 이질감 없이 하나로 조화되면서 시너지를 만들고 있어요. 각각의 사업부라도 한 사업장 내에서 함께 일하기 때문에 서로의 업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일 년에 한 번씩 LSCV 직원 전체가 참여하는 가족 초청 야유회를 열어 다른 사업부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기도 해요. 이렇게 만들어진 끈끈한 유대관계는 회사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며 더 열심히 업무를 수행하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매 순간 정보를 공유하고 문제 해결 방안을 함께 찾아나가는 조직문화가 LSCV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건 ‘한 식구’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LSCV는 현채인들에게 요직을 맡기고 주인의식을 심어줌으로써 베트남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 신뢰와 소통은 우리를 성장시키는 진정한 힘이다.

현장을 찾아가야 하는 영업업무 특성 상 저는 차량 기사님과 보내는 시간이 많은데요. 사실 베트남은 차량 보급률이 낮아 운전면허를 소지한 사람을 찾기가 하늘에 별따기라고 해요. 성인 운전면허증 보유율이 20%도 채 되지 않는데요. 그래서 기사님들도 운전이 미숙하거나 지리를 잘 모르는 분들이 많아요. 저도 그로 인해 발생하는 크고 작은 사고들과 맞닥뜨린 적이 많답니다.

한번은 길을 잘못 들어 막다른 골목에 들어가게 됐는데, 기사님께서 후진이 서툴러 쩔쩔매고 계신 거예요. 고객과의 약속 시간에 다가와 피가 마르는 것 같던 저는 얼른 운전대를 빼앗아 후진을 했고, 골목을 한방에 빠져나왔습니다. 그 순간 기사님의 눈빛은 저에 대한 존경 그 자체였죠.

아마 베트남에서 베스트 드라이버를 만나는 건 큰 행운이라고 할 수 있을 거예요. 베트남에 오시면 다소 운전이 미숙한 기사님을 만나게 되더라도 당황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