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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지사 허죽영 과장의 현장 일기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에 위치한 대만지사는 우리회사의 해상풍력 시장 개척을 위한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대만지사의 전신인 LS전선대만시공사무소 시절부터 세무 관련 업무를 책임지는 것은 물론, 뛰어난 한국어 실력으로 한국과 대만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허죽영 과장을 만나 대만지사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한국 기업에서 일하고 싶은 꿈

대만지사의 전신은 2006년 설립된 LS전선대만시공사무소이다. 전력청(TPC)의 161kV와 345kV 케이블 턴키 공사를 수행하는 LS빌드윈의 현장사무소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대만의 국내산업 보호 정책으로 초고압 케이블의 수주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해상 풍력 시장을 새롭게 개척, 2018년 7월 대만지사를 만들었다. 대만지사는 해저 프로젝트 수주에 주력하고, 가공, 통신, 산업기기, 산특 케이블과 Busduct 부분에서도 성과를 내기 위해 힘쓰고 있다.

허죽영 과장은 2008년 입사해 지금까지 희로애락을 함께 해왔다. 허 과장이 우리회사에 입사하게 된 것은 대학시절 우연히 접한 한국어 덕분이었다. 한국어의 매력에 빠진 허 과장은 전공인 통계학을 공부하는 틈틈이 한국어를 공부하며 한국 회사에 근무하고 싶다는 꿈을 키워갔다.

“한국어를 좋아하다 보니 실력이 금세 쑥쑥 늘고 자연스럽게 한국 회사에 취직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기더라고요. 그러던 중 LS전선대만시공사무소에 근무했던 선배를 통해 우리회사에 면접 볼 기회를 얻게 되었어요. 꿈속에서도 바랐던 한국 기업, 그것도 이름만 대면 모두가 아는 글로벌 기업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해 정말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합격 통지를 받고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제 꿈이 이루어진 순간이었으니까요.”

대만지사는 주재원 1명과 현채인 2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은 규모로 운영되기에 구성원들은 일당백의 정신으로 영업팀, 영업지원팀, 시공지원팀, 구매팀, 회계팀 등 다양한 부서의 업무를 종합적으로 수행한다. 허 과장 역시 세무회계 업무와 함께 시공 현장 및 기타 사무 업무 등 여러 사람의 몫을 담당한다.

“세금계산서 발행, 법인세 등 세금 관련 신고 납부 등 세무회계 관련 업무가 제 일이에요. 동시에 현장인부 고용 및 관련 보험 관리, 한국 접속원들의 취업 허가증, 거주 허가증 등의 각종 비자 신청, 시공에 필요한 자재 및 공구의 수입/재수출도 담당하고 있죠.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의 비자 발행이 엄격해지고, 검역 및 자가격리와 관련하여 절차가 굉장히 까다로워졌어요. 대만 당국과의 빠른 소통을 통해 현장 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더욱 신경 써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대만지사의 주요 고객은 전력청(TPC)과 철도청(TRA) 등 대만 정부기관이다. 이곳의 입찰 정보를 수집, 정리하고 입찰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는 것도 허 과장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이다. 특히 일정에 맞춰 입찰 서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2017년 대만 철도청(TRA) 전차선 입찰에 참가할 때였어요. 참여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케이블의 전력 용량별 전기 시스템 사업 라이선스가 필요했습니다. 필요한 서류 중 하나가 5~7일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는 정부기관 문서였는데, 입찰까지 여유가 없는 상황이었어요. 이 일정으로는 입찰 참여를 장담할 수 없겠다는 생각에 거의 매일 심사 직원에게 전화해 빨리 처리할 수 있도록 부탁하고, 정부기관을 직접 찾아가 문 앞에서 몇 시간을 기다려 직원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노력 끝에 전차선 입찰에 참여할 수 있었어요.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손에 땀이 날 정도예요. 매일 긴장 속에서 보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작지만 강한 대만지사의 서용준 지사장, 왕조장 사원, 허죽영 과장
작지만 강한 대만지사의 서용준 지사장, 왕조장 사원, 허죽영 과장

동료가 있어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들

현장사무소에서 출발한 대만지사가 사업을 확장하며 규모를 키워온 동안 허 과장도 함께 성장했다. 통․번역 업무 역량을 한층 더 높이기 위해 한국어 공부를 꾸준히 하여 3년 전 한국어능력시험(TOPIK)에서 최고 등급인 6급에 합격했다. 또 지사로 전환되면서 늘어난 수주 관련 업무를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 제품 공부도 해오고 있다.

“대만으로 출장 온 본사 직원들이 왕초보인 제 수준에 맞춰 제품의 기본 정보들을 설명해줬어요. 기초 수업을 받은 뒤 회사 홈페이지와 브로슈어 등으로 공부하고 있어요. 탄탄한 자료들 덕분에 더 빠르게 제품에 대해 알게 되었죠.”

허 과장은 자신의 성장이 물심양면으로 서로를 돕는 동료들 덕분이라고 말한다. 특히 입사 초기에 동료들의 도움으로 업무 프로그램을 과장익혔던 경험은 아직도 마음속 깊이 고마움으로 남아있다.

“입사 당시에 세무회계 담당자가 이미 회사를 떠난 상황이어서 인수인계 없이 업무를 바로 시작했어요. 기존 자료들을 찾아 매일, 주, 월 단위로 필요한 업무를 중요도 순으로 나열해 보며 나름대로 방법을 찾아나갔어요. 그런데 도저히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시공오피스 전용 회계 프로그램인 OCA였어요. 그때 송전시공기술팀 최영희 차장님이 대만까지 한 걸음에 달려와 프로그램 사용법을 알려주셨어요.”

신입시절부터 함께 해온 왕조장 사원과는 26살의 나이 차를 뛰어넘어 우정을 나누고 있다. 화교 출신인 왕 사원은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에 능통해 시공 현장에서 통역을 담당하고 있다. 또 현장에 자주 업무 지원을 나가기 때문에 제품과 시공 정보에도 밝다. 허 과장은 잘 모르는 것이 있으면 가장 먼저 왕 사원을 찾는다.

“왕조장 사원은 13년을 함께 해온 가장 친한 동료이자 멘토입니다. 제가 무엇을 물어봐도 해답을 찾아 알려주세요. 한국으로 보내는 이메일을 작성할 때 더 적당한 문구를 알려주시기도 해요. 저에게는 늘 든든하게 옆에 서 있는 나무 같은 분이에요.”

대만지사의 공식상호인 ‘韓商樂星電纜有限公司台灣分公司’는 번역하면 ‘한국기업 LS전선 대만지사’라는 뜻이다.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대만에서 명함에 쓰인 ‘한국기업 LS전선’이라는 단어는 언제나 허 과장에게 자부심으로 다가온다. 우리회사의 일원으로서 부족함 없는 직원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도 함께다.

“대만지사로 전환된 후 대만 해상풍력 관련 업무에도 참여하게 되었고 세무회계 업무도 늘었습니다. 제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는 만큼 역량이 부족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세무회계를 더 깊이 있게 공부하며 내년 10월에 있을 세무 자격증인 북키퍼 시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LS전선인답게 항상 도전하고 배우며 미래를 만들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