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기술로 방산 시장에 닻을 내리다
산특기술영업팀 한상엽 과장, 박한호 과장
기반기술연구소 김철민 수석연구원, 이재복 선임연구원
자기소해 케이블은 해군의 기뢰전 함정 중 하나인 소해함에 탑재되는 장비로, 자기장을 통해 바닷속의 지뢰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선박의 안전한 운행을 위해 꼭 필요한 케이블이지만, 그동안 국내 양산 업체가 마땅치 않아 해외 수입에 의존해왔다. 이 때문에 비용과 납기 기간 등 크고 작은 장애 요소가 발생하면서, 해군에서도 자기소해 케이블의 국산화를 지속적으로 고려해온 터였다. 이에 우리회사는 약 2년 6개월의 개발 기간을 거쳐 2016년 자기소해 케이블의 국산화에 성공했고, 올해 방위사업청에 3차 납품까지 완료하는 등 큰 성과를 이루어냈다. ‘방산’이라는 특수 시장을 개척하는 데 선봉에 선 산특기술영업팀의 숨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방산의 새로운 기준을 세우다
현재 전 세계를 통틀어 자기소해 케이블을 양산하고 있는 기업은 세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희소하다. 우리 해군에서는 해외 수입으로 인한 긴 납기 기간과 높은 가격, 현장 조립과 설치, 사용 중 발생하는 기술 지원 부족 등 케이블 국산화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자기소해 케이블은 매번 시스템 개발과 동시에 그에 맞는 케이블 조립체를 새롭게 개발해야 합니다. 특수한 수요가 발생될 수밖에 없는 구조예요. 글로벌 기업 중에서도 1~2곳 정도만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설계 정보를 파악하는 것부터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경쟁사 정보를 어렵게 파악하고, 관련 해외 해군의 규격을 입수해 설계에 반영했고, 이를 통해 제품 설계나 평가 기준 등을 확립할 수 있었습니다.”
개발 초기에는 시행착오도 많았다. 부력 케이블의 주요 원자재인 코르크를 확보하기 위해 포르투갈 업체를 찾아냈지만, 일반적인 케이블 제조 공정과 다르게 2m 단위로 입고되어 연구원들이 직접 장조장으로 재가공한 일화도 있다.
“제품의 초도 납품 후 2차 제작품에 대한 품질 관리에 어려움이 컸어요. 초도 제품 제작 시 공정 설비가 제한적이라 원형으로 제작해야 할 절연체를 타원형으로 제작해 고객의 개선 요구를 받았죠. 연구원들 모두가 힘을 합쳐 공정 설비와 재료 변경을 위해 개선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또, 제품들이 중량에 매우 민감해 각 제작 단계별로 중량을 확인해 책정된 중량을 지켜야 했어요. 이 때문에 공정 관리 기준을 수립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죠.”
시험 과정도 녹록하지는 않았다. 자기장 측정 해상시험 시에는 해외 업체가 사업비보다 높은 견적을 제시했다. 다행히 국내 업체를 찾아 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
“해상시험은 해군의 군함 협조를 받아야 할 수가 있는데, 날씨가 도와주지 않으면 불가능해요. 다행히 1회만에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험 기준이 새롭게 정립되기도 했다. 본래 해상운용시험평가는 수심 120m를 기준으로 자기장 강도를 측정해야 하는데, 기존에 해군에서 허용한 수심은 40~50m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방과학연구소의 전문연구원과 협의, 신규 실험 기준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었다. 산특기술영업팀의 능동적인 대처가 이루어낸 성과였다.
협업을 통해 이끌어낸 시너지
우리회사는 2016년 국산화 개발에 성공하고 이듬해부터 양산 제품을 공급, 올해 3차 납품을 마친 상태다. 총 세 차례에 걸친 양산 과정에서 고객의 개선 요구 사항을 만족시키기 위해 영업, 연구소, 품질, 생산 담당자가 긴밀한 논의를 진행하여 품질을 보완하고 향상시킬 수 있었다.
“개발 직후보다 품질이 많이 개선됐기 때문에 해군 측의 만족도도 높았습니다. 정식 양산품으로 인정받았을 때 산특기술영업팀 모두가 기뻐했어요.”
이 과정에서 개발 초기에 직면한 문제 중 하나였던 코르크 원자재에 대한 검토도 다시 진행됐다.
“원자재는 제품의 납기와 가격 등 모든 요소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2차 양산 과제를 수행할 때부터 코르크의 원가 절감을 위해 신규 업체 발굴을 추진했어요. 산특기술영업팀과 동해 사업장의 구매부서가 협력한 끝에 국내 업체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동해 사업장 구매부서와 영업부서가 특히 애써주셨어요. 우리회사가 원하는 가격으로 계약할 수 있도록 전략적 논의를 계속하여 수급 기간 단축과 원가 절감을 동시에 이룰 수 있었죠.”
코르크 원자재 업체가 영세한 규모였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품질 등에 대한 우려를 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부착, 건조, 권치 등에 대해 매뉴얼을 제공하고 작업 팁을 전수, 포르투갈 업체와 동등한 수준의 품질로 향상됐다.
“원자재 공급 업체의 품질 향상을 비롯해 이러한 모든 성과가 혼자 이룬 것이 아니라는 점이 의미 있어요. 자기소해 케이블 국산화의 가장 큰 의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기술력 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회사에서는 케이블의 개발과 생산을, 협력 업체에서는 케이블과 케이블을 연결한 조립체 제작과 조립을 맡아 각자의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케이블 조립체 제품에 대한 기계적 성능평가 시행 시 설비와 노하우가 부족한 협력 업체를 우리회사가 적극적으로 지원했죠. 그 덕분에 국방기술품질원의 까다로운 입회성능시험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자기소해 케이블은 국내 유일의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장기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특기술영업팀은 앞으로도 팀명처럼 방산과 같은 ‘특수한 시장’을 발굴하고, 리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산업 현장을 지배하는 솔루션 고수가 될 수 있도록 잎이 아닌 숲을 보며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우리 팀의 목표입니다.”
자기소해 케이블이 사용되는 소해함은 해상에 설치된 기뢰를 사전에 제거하여 후속 함대가 기뢰의 위협을 받지 않도록 선두에 출항해 항로를 확보하는 역할을 한다. 다른 배들보다 한발 앞서 출항하는 소해함처럼, 신시장의 선두에 선 산특기술영업팀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국산 기술로 방산 시장에 닻을 내리다
산특기술영업팀 한상엽 과장, 박한호 과장
기반기술연구소 김철민 수석연구원, 이재복 선임연구원
자기소해 케이블은 해군의 기뢰전 함정 중 하나인 소해함에 탑재되는 장비로, 자기장을 통해 바닷속의 지뢰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선박의 안전한 운행을 위해 꼭 필요한 케이블이지만, 그동안 국내 양산 업체가 마땅치 않아 해외 수입에 의존해왔다. 이 때문에 비용과 납기 기간 등 크고 작은 장애 요소가 발생하면서, 해군에서도 자기소해 케이블의 국산화를 지속적으로 고려해온 터였다. 이에 우리회사는 약 2년 6개월의 개발 기간을 거쳐 2016년 자기소해 케이블의 국산화에 성공했고, 올해 방위사업청에 3차 납품까지 완료하는 등 큰 성과를 이루어냈다. ‘방산’이라는 특수 시장을 개척하는 데 선봉에 선 산특기술영업팀의 숨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방산의 새로운 기준을 세우다
현재 전 세계를 통틀어 자기소해 케이블을 양산하고 있는 기업은 세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희소하다. 우리 해군에서는 해외 수입으로 인한 긴 납기 기간과 높은 가격, 현장 조립과 설치, 사용 중 발생하는 기술 지원 부족 등 케이블 국산화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자기소해 케이블은 매번 시스템 개발과 동시에 그에 맞는 케이블 조립체를 새롭게 개발해야 합니다. 특수한 수요가 발생될 수밖에 없는 구조예요. 글로벌 기업 중에서도 1~2곳 정도만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설계 정보를 파악하는 것부터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경쟁사 정보를 어렵게 파악하고, 관련 해외 해군의 규격을 입수해 설계에 반영했고, 이를 통해 제품 설계나 평가 기준 등을 확립할 수 있었습니다.”
개발 초기에는 시행착오도 많았다. 부력 케이블의 주요 원자재인 코르크를 확보하기 위해 포르투갈 업체를 찾아냈지만, 일반적인 케이블 제조 공정과 다르게 2m 단위로 입고되어 연구원들이 직접 장조장으로 재가공한 일화도 있다.
“제품의 초도 납품 후 2차 제작품에 대한 품질 관리에 어려움이 컸어요. 초도 제품 제작 시 공정 설비가 제한적이라 원형으로 제작해야 할 절연체를 타원형으로 제작해 고객의 개선 요구를 받았죠. 연구원들 모두가 힘을 합쳐 공정 설비와 재료 변경을 위해 개선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또, 제품들이 중량에 매우 민감해 각 제작 단계별로 중량을 확인해 책정된 중량을 지켜야 했어요. 이 때문에 공정 관리 기준을 수립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죠.”
시험 과정도 녹록하지는 않았다. 자기장 측정 해상시험 시에는 해외 업체가 사업비보다 높은 견적을 제시했다. 다행히 국내 업체를 찾아 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
“해상시험은 해군의 군함 협조를 받아야 할 수가 있는데, 날씨가 도와주지 않으면 불가능해요. 다행히 1회만에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험 기준이 새롭게 정립되기도 했다. 본래 해상운용시험평가는 수심 120m를 기준으로 자기장 강도를 측정해야 하는데, 기존에 해군에서 허용한 수심은 40~50m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방과학연구소의 전문연구원과 협의, 신규 실험 기준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었다. 산특기술영업팀의 능동적인 대처가 이루어낸 성과였다.
협업을 통해 이끌어낸 시너지
우리회사는 2016년 국산화 개발에 성공하고 이듬해부터 양산 제품을 공급, 올해 3차 납품을 마친 상태다. 총 세 차례에 걸친 양산 과정에서 고객의 개선 요구 사항을 만족시키기 위해 영업, 연구소, 품질, 생산 담당자가 긴밀한 논의를 진행하여 품질을 보완하고 향상시킬 수 있었다.
“개발 직후보다 품질이 많이 개선됐기 때문에 해군 측의 만족도도 높았습니다. 정식 양산품으로 인정받았을 때 산특기술영업팀 모두가 기뻐했어요.”
이 과정에서 개발 초기에 직면한 문제 중 하나였던 코르크 원자재에 대한 검토도 다시 진행됐다.
“원자재는 제품의 납기와 가격 등 모든 요소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2차 양산 과제를 수행할 때부터 코르크의 원가 절감을 위해 신규 업체 발굴을 추진했어요. 산특기술영업팀과 동해 사업장의 구매부서가 협력한 끝에 국내 업체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동해 사업장 구매부서와 영업부서가 특히 애써주셨어요. 우리회사가 원하는 가격으로 계약할 수 있도록 전략적 논의를 계속하여 수급 기간 단축과 원가 절감을 동시에 이룰 수 있었죠.”
코르크 원자재 업체가 영세한 규모였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품질 등에 대한 우려를 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부착, 건조, 권치 등에 대해 매뉴얼을 제공하고 작업 팁을 전수, 포르투갈 업체와 동등한 수준의 품질로 향상됐다.
“원자재 공급 업체의 품질 향상을 비롯해 이러한 모든 성과가 혼자 이룬 것이 아니라는 점이 의미 있어요. 자기소해 케이블 국산화의 가장 큰 의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기술력 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회사에서는 케이블의 개발과 생산을, 협력 업체에서는 케이블과 케이블을 연결한 조립체 제작과 조립을 맡아 각자의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케이블 조립체 제품에 대한 기계적 성능평가 시행 시 설비와 노하우가 부족한 협력 업체를 우리회사가 적극적으로 지원했죠. 그 덕분에 국방기술품질원의 까다로운 입회성능시험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자기소해 케이블은 국내 유일의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장기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특기술영업팀은 앞으로도 팀명처럼 방산과 같은 ‘특수한 시장’을 발굴하고, 리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산업 현장을 지배하는 솔루션 고수가 될 수 있도록 잎이 아닌 숲을 보며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우리 팀의 목표입니다.”
자기소해 케이블이 사용되는 소해함은 해상에 설치된 기뢰를 사전에 제거하여 후속 함대가 기뢰의 위협을 받지 않도록 선두에 출항해 항로를 확보하는 역할을 한다. 다른 배들보다 한발 앞서 출항하는 소해함처럼, 신시장의 선두에 선 산특기술영업팀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