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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의 가치를 느끼다, 미얀마 법인 LSGM

미얀마의 전선 시장은 2014년 국가 전력화 계획을 발표한 이래 해마다 10%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우리회사는 2017년 미얀마 생산법인인 LSGM(LS-Gaon Cable Myanmar)을 설립하며 시장 선점의 기반을 닦았다. 지난 3년여의 시간 동안 미얀마 1위의 전선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해온 LSGM의 성장기를 김승겸 차장에게 들어보았다.

LS전선아시아 지원담당 김승겸 차장

미얀마 1위 전선 회사를 꿈꾸며

포스트 베트남으로 평가받고 있는 미얀마는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는 신흥 시장이다. 산업화와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고압 케이블과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미얀마 정부는 2014년 국가 전력화 계획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전력 보급률을 10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우리회사는 베트남에 일찍이 진출해 현지 시장 1위를 수성했습니다. 이를 통해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LSGM 또한 미얀마의 발전과 함께 동반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어요. 실제로 가동 승인을 받은 지 한 달 만에 초도 매출을 실현했습니다.”

김승겸 차장은 미얀마의 시장 성장에 따라 LSGM 또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8년 LSGM은 미얀마 3대 특구 중 하나인 틸라와 경제특구에 약 2만 평 규모의 전력 케이블 공장을 준공하면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현재 현지 전력 보급률은 30%에 불과하며, 내수 로컬 케이블 제조사들의 규모는 매우 영세한 수준으로 브랜드 파워가 없다. 이 때문에 최신 설비와 생산 능력, 기술력을 앞세운 LSGM은 현지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 평가받고 있다.

“그동안 미얀마는 송전 인프라에 쓰이는 가공 케이블을 수입에만 의존해왔습니다. 우리회사는 저압(LV) 케이블과 가공선(OH) 등을 자체 생산하는 한편, 판매법인인 LSGMT(LS-Gaon Cable Myanmar Trading)를 통해 관계사로부터 제품 수입을 진행해 점진적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수입 대체 분량의 내수 로컬화를 이루고, 시장 점유율을 높여 미얀마 1위의 전선 회사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팬데믹을 이겨내다

전 세계로 확산된 코로나19의 여파는 미얀마에도 어김없이 닥쳤다.  3월 말경 첫 확진자가 발생 이후 불안감을 느낀 현채인들이 앞다투어 휴가를 내기 시작했다.

“미얀마는 다른 나라보다 코로나19가 늦게 시작됐어요. 하지만 이미 다른 나라에 만연한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접한 사람들의 불안감은 커져만 갔습니다. 현지 의료 수준도 낮은 편이라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공장도 위험하다는 인식이 번져 현채인들이 휴가를 내기 시작했죠. 공장 운영에도 차질이 생겼어요.”

김승겸 차장은 전체 직원들을 소집해 위기를 타개할 방안을 찾았다. 무엇보다도 코로나19의 위험에서 공장이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먼저 정부 지침에 맞춰 공장 위생 검열을 진행해 안전성을 검증받았고, 마스크와 손 세정제 사용 및 직원 간 거리 유지 등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점점 직원들의 표정 속에서 불안감이 사라져 갔다.

“현재는 미얀마 전체의 확진자 수도 줄었고, 직원들이 안심하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공장 위생을 철저히 한 결과 공장 운영이 정상화됐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자칫 재확산되면 의료 시설이 취약해 대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만전을 기하고 있죠. 마스크 착용을 생활화하고, 책상과 식탁을 추가로 구입해 직원 간 2m 간격의 거리 두기를 유지하고 있어요.”

마음을 나누는 가족과 이웃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에 큰 변화를 주고 있다. 김승겸 차장에게도 마찬가지다. 김승겸 차장은 현지에 함께 거주하고 있는 가족에게서 큰 힘을 얻고 있다.
“예전에는 직원들과 가끔씩 회식을 했는데, 코로나19 이후로는 집과 회사만 오가고 있네요. 가족들과 휴일마다 생필품을 사러 시내를 나갔는데, 그마저도 어려워졌어요. 그래도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 기뻐요. 저녁이 되면 온 가족이 식탁에 마주 앉는 게 일상이 됐습니다.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서로 더 깊이 이해하게 됐어요. 다른 주재원들도 마찬가지예요. 손태원 법인장님은 열 가족 몫을 하는 아들 덕분에 힘이 난다고 합니다. 최우찬 부장님도 가족과 함께 거주하시는데, 저처럼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데 만족하고 계세요. 어려울 때 가족과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할 따름이에요.” 김승겸 차장은 가족뿐만 아니라 함께 일하는 임직원들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미얀마는 10월에 ‘풀문데이’라는 큰 명절을 치러요. 한국으로 치면 추석과 같죠. 매년 풀문데이가 다가오면 미얀마인들은 학창시절 은사님이나 직장 상사를 찾아가요. 오랜 전부터 이어온 고유의 문화로 고마운 분에게 절을 하고 선물을 줍니다. 미얀마에서 맞이한 첫 풀문데이 때 찾아온 현채인들 때문에 당황했던 기억이 나네요.”

김승겸 차장이 미얀마에 머문 3년간 현채인들은 한 해도 빠짐없이 그를 찾았다. 현채인들이 망고나 수박과 같은 제철 과일이나 말린 생선 등 선물을 건네면, 김승겸 차장도 미리 준비해둔 소소한 선물로 답했다. “한국도 시골에서는 이웃끼리 농사 지은 것을 서로 나눠 먹잖아요. 돼지 잡는 날엔 마을 잔치도 열리고요. 시골 인심처럼 미얀마인들도 ‘정’ 이 넘칩니다. 인연을 맺은 사람은 집으로 초대해 가족까지 소개시켜줄 정도예요. 스스럼 없이 다가온 현채인들 덕분에 현지 적응도 쉬웠죠. 사랑하는 가족, 마음을 나누는 이웃이 있기에 웃음을 잃지 않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코로나19 이전, 김승겸 차장은 현채인들과 함께 종종 한식당을 찾았다. 한류 열풍 덕분에 미얀마 사람들도 한국 음식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한다. 현채인들에게 특히 인기 있는 메뉴는 떡볶이와 삼계탕이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LSGM 식구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삼계탕을 먹을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그때가 되면 지금 이 상황도 추억이 되겠죠.”

나누면 나눌수록 더 커지는 것이 마음이며 행복이다. 여전히 끝나지 않은 위기 속에서도 김승겸 차장을 비롯한 LSGM 임직원들은 ‘같이’의 가치를 키워나갈 것이다.